하이스쿨로맨스

"헐, 씨발...기광아! 이기광!!"
"와아악! 기광아! 오빠!"



교복 안에 고이고이 감춰두었던 이기광의 근육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래서 체육대회가 싫다니까. 이기광은 근육자랑 한답시고 훌렁훌렁 벗어제끼고 여자애들은 또 거기에 환장하고. 땀에 홀딱 젖은 모습이 평소보다 배는 섹시하다. 어우, 저 촉촉한 눈매하며 바나나우유를 홀짝이는 입술하며... 나는 얼굴에 '난 섹시해요'라고 써붙인 것 같은 이기광에게 달려갔다. 나름 팬서비스라며 카라의 엉덩이춤까지 살랑살랑 추는데 또 누굴 홀리려나 싶다. 여자애들은 그렇다 쳐도 침흘리고 있는 사내새끼들은 못봐주겠다.


"니가 그렇게 근육만 키워서 키가 안 큰거 아냐."

"뭐?"

"웃통 까지마. 감기들라."

"야,아까 뭐라 그랬냐?"

"이 바나나우유 누가 줬어?"



흰 수건을 이기광의 목에 걸어주며 또 한 소리 했다. 바나나우유 얘기가 나오자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억지로 무마하려는 게 눈에 보인다. 내가 아무리 니 눈웃음에 홀렸겠거니 필살기를 매일같이 쓰면 당연히 내성이 생기겠냐, 안생기겠냐.




"내가 샀어..."

"이창선인가 뭔가, 걔가 준거 맞지? 아까부터 니 주위에서 알짱거리드만."

"아니거든."

"그럼 체육쌤이구나? 야 너 정쌤 주위에서 까불지마. 그 쌤 변태라서 너같이 쪼꼬만 애는 확!"

"야! 너 우리 지훈샘이 얼마나 멋있는지 알어? 아니거든!!"

"그럼 누가 줬는데!"

"있어...3학년에....학생회장!"




학생회장이라면 이진기, 분명 그 자식이다. 두부같은 얼굴로 여자를 깨나 후리고 다니더니 마지막 목표는 나의 마돈나 이기광이었구나. 이기광은 말 안해줄 것처럼 튕기면서 때려 맞추다보면 다 나온다. 한 마디로 이기광 주위에서 알짱대는 남자는 정해져 있다 이소리야.








하이스쿨 로맨스






[윤두주니횽은오늘먼저간당빠이염!ㅋㅋㅋ]



이기광 지각대장이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든 건지 아침부터 문자다. 띄어쓰기 하나 없는 기광의 답답한 문자를 보고 있자니 어지럽기도 하고 곧 죽진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은 항상 그렇듯 국에 밥말아서 든든히 먹고 학교에 가려고 자전거 자물쇠를 푸는데 어떤 개새끼가 내 엉덩이를 걷어찼다.


"좋은 아침!"

"너 덕분에 존나 안상쾌한 아침! 빨리 꺼져라"

"야, 너네 애기 먼저 가던데? 싸웠냐?"

"싸우긴. 그리고 애기가 뭐냐. 애기가."

"발음도 옹알옹알 하잖어."



아침부터 기광이 없는 하루를 더욱 구리게 만들어주는 양요섭의 깝이 시작됬다. 너네 애기가 널 두고 바람을 피네, 안피네. 윤두준이 언젠간 고백을 하네, 안하네. 짜증나는 주제로만 대화를 이어가려는 요섭 때문에 뭐라 나불대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내내 옆에서 이기광얘기로 혼을 불태우려고 한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와서 양요섭 따위에게 신경쓰지 않고 자전거안장 위에 올라탔다. 페달을 밟으려는 순간 가방을 확 잡아채는 요섭 때문에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저 상병신. 형님의 말씀에 귀를 안기울이니까 좋은 정보를 다 놓치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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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은 중학교 때 눈치 챘다. 기광과 야동을 볼 때나 걸그룹들이 나오는 영상을 볼 때면 항상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아랫도리가 불끈거렸다. 기광을 보내고 침대에 누워 있다보면 눈 앞에 아른아른 떠오르는 것은 섹시한 누님들의 터질듯한 거유도 아니고 깜찍발랄한 걸그룹들의 댄스도, 그녀들의 얼굴도 아니라 이기광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중학교 졸업식 때도,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계속됬다. 또래에 비해 성숙했던 두준은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일찍이 정의 내리고는 있었지만 거기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어쩌다 학교에서 알아준다는 애들과 어울려서ㅡ두준의 외모와 키 덕에ㅡ고등학생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술을 퍼마시고 집에 들어가려다 보니 엄마가 두려웠다. 그래서 부모님이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동남아 여행을 가신 요섭의 집에 무작정 들이닥쳤다. 요섭은 쿨한 척 맞아주었지만 표정은 띠꺼움을 배제할 수 없었다. 거기에 윤두준은 요섭의 두뇌에 강렬한 충격을 주었다. 이기광새끼가 너무 좋다고. 요섭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디즈니사의 백설공주 만화영화의 난장이같은 표정으로 두준의 머리통만 세게 후려갈겼다.

내 마음속엨ㅋㅋㅋㅋ

탑 : 이특, 희철, 강인, 동해, 시원, 재중, 유천, 동운, 두준, 민호, 온유, 태민, 지오, 이준, 택연, 닉쿤, 찬성
멀티 : 한경, 예성, 신동, 성민, 기범, 려욱, 창민, 준수, 키, 준수
바텀 : 은혁, 규현, 윤호, 기광, 종현, 승호, 재범, 준호, 우영, 슬옹



관심잇는 아이돌만 햇는대 우ㅐ이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인/규현]Comrne Au Premier Jour text

그의 등 뒤로 오후의 하얀 햇살이 부서져 내린다. 눈이 부신 햇빛에 나른한 몸에 한참을 취한 듯 누워 있었더니 잠이 깬건지 그가 뒤척힌다. 코 속이 시려와 견딜 수가 없었다. 가슴이 아리고 목이 턱턱 막혀왔다. 눈물이 날 것처럼 눈이 시리고 머리가 띵해졌다.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말했다.


"일어났어?"

"규현아."

"응"

"규현아"

"......"

"조규현"

"....싱겁긴"

"형 말좀 들어줘"

"....."

"......사랑해"


나를 동정하는 것이라도 상관 없다. 창녀와 하룻밤 함께한 후에 예의상으로 던지는 사랑의 말이라도 상관 없다. 어젯밤이 우리 관계의 마지막이었겠지만, 오늘이 지나면 다신 보지 못할 그일지라도 난 형을 믿는 것을 선택했다. 아마 형은 절대 날 잊을 수 없겠지. 내가 장담컨대 일주일도 안되서 나에게 돌아오고 싶을거야.





"돌아올게"






이것봐.


그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아이를 낳아줄 수 있는 몸도 아니고 돈도 없고 특별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외모가 특출나게 아름다운 것도 아닌 그냥 평범한 남자라서, 그래서 내가 감히 그의 찬란한 앞길을 막을 수가 없다.
나의 허리를 감아오는 손이 느껴지지만 그 단단한 팔을 뿌리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차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어 그냥 줄줄 흘려버렸다. 여태까지 막혀있던 목이 풀리듯 순간 울음이 터져나왔다. 허리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저릿한 느낌이 감사했다. 어젯밤 일이 꿈이 아니었구나. 가슴이 저미어왔다.


"규현아, 문 열어"


성급한 그가 화장실 문을 쾅쾅 두드린다. 항상 그가 나에게 가지는 최소한의 연민에, 배려에도 감동을 받는다.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잡아 돌리니 기다렸다는 듯 문을 박차고 들어와 날 품에 안는다. 미안해, 미안해, 작게 읊조리는 말이 서글퍼서 너른 등을 껴안고 다시 펑펑 운다. 한참을 울다 얼굴을 맞댄 그의 눈도 붉다. 엄지 손가락으로 고인 눈물을 닦아주고 다짐한다. 이번엔 내가 형을 그냥 보내지만 다시 돌아온다면 절대 놓아주지 않을거라고.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 입을 맞춘채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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